2013/02/10 12:45

니모와 함께 초대박 화이트 설 연휴를 보내고 길게 주절주절



       어제 아침부터 오늘 새벽까지 엄청난 눈보라가 몰아치더니 ('니모'라고 하는 눈폭풍) 허리까지 눈이 쌓였다. 다들 나가지말고 안에 있으라고 했는데 어젯밤 친구 생일파티에 가야해서 내 방과 정반대에 있는 곳에 계속 머물렀다. 끝나고 돌아오는 길. 방까지 못 들어가면 어쩌지 걱정하면서 전쟁터에 나가는 심정으로 모든 장비 (털모자 장갑 목도리... 안타깝게도 신발은 평범한 부츠였다)를 점검하고 비장하게 출발했다. 씩씩하게 눈을 헤치며 걸어갔지만 그 '비장함'은 눈에 덮혀서 도무지 알아볼 수 없는 계단 내려가면서 다 사라졌다. 결국 손잡이를 꽉 붙잡고 애기걸음마로 내려오고 앞이 보이지 않을만큼 내리는 눈 속을 걷자니 물 속에서 걸어다니는 것처럼 엄청나게 느렸다. 눈바람이 쎄게 불어오면 뒤로 돌아서 온몸이 허옇게 덮이는 듯 했다. 이미 커다란 눈사람이 몇 명이나 세워졌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. 걸어가는 동안 나자신이 눈사람이 되는걸 ㅋ 눈 속을 헤엄치는 기분이란 이런 거구나.  

       근데 생각보다 재밌었다. 예전 샌디처럼 무시무시하지 않다. 누군가의 말로는 '니모를 찾아서'가 아니라 니모가 우리를 이렇게 찾아온 거라네. 내 베개 옆에 있는 니모 인형이 오늘따라 더 똘망똘망해 보인다. 새벽부터 길 만드느라 수고하신 분들도 많지만 솔직히 나한텐... 눈 덕분에 모든 계획이 다 캔슬돼서 오랜만에 여유있게 나름의 '설 연휴'를 즐긴 하루였다 :-) 훗

       새 해엔 복 많이 받읍시당! 2013 화이팅!
       


덧글

  • 2013/03/10 20:16 # 삭제 답글

    그래 샌디는 무시무시했지... 뻐킹샌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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